알트코인은 정말 죽었는가
지난 3개월간 알트코인 시장은 참혹했다. 총 알트코인 시가총액(비트코인 제외)은 2025년 12월 고점 대비 약 38% 하락했다. 수십 개의 토큰이 사상 최저치(ATL)를 경신하거나 그 부근에서 맴돌고 있다. 나도 포트폴리오의 알트코인 비중에서 상당한 미실현 손실을 보고 있는 중이다. 솔직히 말해서 2월 중순에는 “그냥 BTC만 들고 있을걸”이라는 후회가 밀려왔다.
하지만 크립토 시장에서 8년을 버티면서 배운 게 하나 있다면, “알트코인이 죽었다”는 말이 나올 때가 보통 바닥이라는 것이다. 2018년 말, 2020년 3월, 2022년 말에도 똑같은 말이 나왔고, 그 이후에 알트코인은 매번 BTC 대비 수백 퍼센트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물론 “이번에는 다르다”는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비트코인 랠리 후 유동성이 알트코인으로 이전되는 패턴은 2017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깨진 적이 없다.
BTC 도미넌스 — 알트코인 시즌의 선행지표
비트코인 도미넌스(BTC.D)는 현재 약 57%다. 이 수치가 60%를 넘으면 비트코인으로 자금이 집중되고 있다는 뜻이고, 50% 아래로 내려가면 알트코인으로 자금이 분산되고 있다는 뜻이다. 과거 사이클을 보면, BTC.D가 60% 부근에서 정점을 찍고 내려오기 시작하면 알트코인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현재 BTC.D는 55~58% 구간에서 횡보 중이다. 아직 60%를 찍지 않았기 때문에 “최종 고점”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내가 주목하는 건 주간 RSI(상대강도지수)다. BTC.D의 주간 RSI가 70을 넘어선 후 하락 전환하고 있다. 2017년, 2021년에도 이 신호가 나타난 후 3~6개월 내에 알트코인 대비 비트코인 수익률이 역전됐다. 내 판단으로는 BTC.D가 53~55% 아래로 내려오는 시점이 알트코인 본격 매수 타이밍이다.
유동성 순환 — 역사적 패턴이 말해주는 것
크립토 시장의 유동성 순환은 꽤 일관된 패턴을 보인다. 1단계: 비트코인 상승. 기관과 대형 자금이 먼저 비트코인에 진입한다. 2단계: 대형 알트 상승. 비트코인 수익을 실현한 자금이 ETH, SOL 같은 대형 알트코인으로 이동한다. 3단계: 중소형 알트 상승. 대형 알트의 수익을 실현한 자금이 더 작은 시가총액의 토큰으로 이동한다. 4단계: 밈코인/잡코인 폭등. 시장이 과열기에 진입하면서 펀더멘탈과 무관한 투기성 토큰이 폭등한다.
지금은 어디쯤일까. 나는 1단계의 후반부라고 본다. 비트코인이 $69K까지 회복했지만, 아직 ATH($108K)에는 한참 못 미친다. 2단계로의 전환은 비트코인이 $75~80K 구간을 안정적으로 돌파한 이후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즉, 지금은 아직 알트코인에 올인할 시점이 아니다. 하지만 “바닥에서 미리 포지션을 잡아두는 시점”은 맞을 수 있다.
바닥 찍고 올라올 3개 토큰 — BeInCrypto 분석을 기반으로
BeInCrypto가 최근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3월에 ATH를 달성할 가능성이 있는 알트코인 후보로 세 가지를 꼽았다. 나는 이 분석에 내 관점을 더해서 평가해 보겠다.
첫 번째는 Render(RNDR)다. AI와 GPU 렌더링의 탈중앙화를 표방하는 프로젝트인데, AI 내러티브가 여전히 강한 상황에서 온체인 사용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Apple Vision Pro와의 통합 발표 이후 개발자 커뮤니티가 급성장했다. 현재 가격은 ATH 대비 약 45% 하락한 수준인데, 기술적으로 $8.50~9.00 구간이 강한 지지선으로 작동하고 있다. 내 판단: AI 섹터가 크립토 시장에서 가장 강한 내러티브를 유지하는 한, RNDR은 회복 가능성이 높다. 다만 ATH 돌파는 3월보다는 2분기에 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두 번째는 Injective(INJ)다. 코스모스 생태계의 DeFi 특화 체인으로, 최근 Injective 3.0 업그레이드를 발표했다. 초당 25,000건의 트랜잭션 처리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데, 이게 실제로 검증되면 상당한 가격 촉매가 될 수 있다. 현재 가격은 ATH 대비 약 55% 하락한 상태다. 기술적으로 $22~25 구간에서 누적 바닥을 형성 중이다. 내 판단: Injective는 “숨은 강자” 유형이다. DeFi TVL이 성장하면서 특화 체인에 대한 수요도 같이 올라올 것이다. 하지만 ATH 돌파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어서 3월 내 ATH는 어렵다고 본다.
세 번째는 Sui(SUI)다. Move 언어 기반의 L1 체인으로, 최근 TVL과 사용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DeepBook(Sui의 네이티브 오더북 DEX)의 거래량이 월 $10B를 돌파했다. 가격은 ATH 대비 약 30% 하락한 수준이고, 기술적으로 $1.80~2.00 구간에서 강한 매수세가 확인된다. 내 판단: 세 개 후보 중에서 3월 내 ATH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유는 ATH까지의 거리가 가장 짧고, 온체인 성장 데이터가 가장 강하기 때문이다.
38% ATL 침체 — 모든 알트코인이 회복하지는 않는다
한 가지 명확히 해야 할 게 있다. 알트코인 시장이 전반적으로 회복한다고 해서, 내가 들고 있는 모든 알트코인이 올라간다는 뜻은 아니다. 2017년 ICO 버블 때 3,000개 이상의 토큰이 생겨났는데, 그중 90% 이상이 2021년 불장에서도 2017년 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다. 2021년 DeFi 여름에 주목받았던 프로젝트 중에서도 지금까지 살아남은 건 소수다.
나는 알트코인 선별 기준을 세 가지로 잡고 있다. 첫째, 실사용자 성장. 토큰 가격이 아니라 DAU(일간 활성 사용자)나 트랜잭션 수가 증가하고 있는가. 둘째, 수익 모델의 존재. 프로토콜이 실제로 수수료 수입을 창출하고 있는가. 셋째, 토큰 인플레이션 관리. 토큰 공급이 통제되고 있는가, 아니면 무한 발행 구조인가. 이 세 가지를 모두 통과하는 프로젝트만 포트폴리오에 넣는다.
위에서 언급한 RNDR, INJ, SUI는 이 세 가지 기준을 어느 정도 충족한다. 하지만 시가총액 100위 밖의 토큰 중에는 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바닥이니까 아무거나 사면 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바닥에서 더 파는 토큰도 수두룩하다. 2022년에 바닥이라고 생각하고 매수한 LUNA, FTT 같은 토큰이 어떻게 됐는지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선별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낄 것이다. 바닥은 반등의 시작점이 될 수도 있지만, 프로젝트가 죽어가는 과정의 한 단계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나의 전망: BTC 도미넌스 하락 시점에 선별 알트 매수
나의 현재 전략은 이렇다. 비트코인 비중 55%, 이더리움 20%, 선별 알트코인 15%, 현금(스테이블코인) 10%. 알트코인 15% 중에서 현재 포지션이 있는 건 SOL, RNDR, SUI 세 개다. 추가 매수 타이밍은 BTC 도미넌스가 55% 아래로 내려올 때로 잡고 있다.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그려보면 이렇다. 3월 중에 비트코인이 $72~75K까지 올라가면서 BTC.D가 55%를 터치하면, 나는 비트코인 비중의 10%를 줄이고 알트코인으로 옮길 계획이다. 타겟은 RNDR $8.50 이하, SUI $1.80 이하에서 추가 매수. INJ는 $22 이하에서 소량 진입을 고려 중이다.
반대로 비트코인이 $65K 아래로 다시 밀리면, 알트코인은 더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기존 알트코인 포지션을 50% 축소하고 현금 비중을 20%로 높일 것이다.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살아남아야 한다”는 게 내 트레이딩 철학이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금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3월에 ATH 가능”이라는 전망은 가능성이지 확실한 예측이 아니다. 크립토 시장에서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확률적으로 유리한 포지션을 잡는 것이 트레이딩의 핵심이다. 지금 알트코인은 가격적으로 바닥 근처에 있고, 비트코인 랠리가 2단계로 진입하면 역사적으로 알트코인이 수혜를 받았다. 이 두 가지 팩트를 기반으로 선별적으로, 분할매수로,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접근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라고 본다. 욕심을 내려놓고 원칙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 이 시장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는다는 것을 나는 수많은 사이클을 거치면서 직접 목격해 왔다. 3월이 알트코인에게 반전의 달이 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데이터를 주의 깊게 지켜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