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Glamsterdam 업그레이드 — 2026년 최대 하드포크의 모든 것

왜 지금 하드포크 이야기를 해야 하는가

이더리움을 들고 있는 사람이라면 최근 몇 달이 꽤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BTC 대비 ETH 가격은 계속 밀리고 있고, “이더리움 죽었다”는 트윗이 하루에도 수십 개씩 타임라인에 뜬다. 솔라나에 밀리고, L2에 유동성을 빼앗기고, 가스비는 떨어졌는데 그게 오히려 “수요가 없다”는 신호로 읽힌다. 나도 솔직히 2025년 말부터 ETH 비중을 줄이고 있었다.

그런데 2월 중순에 Vitalik이 Glamsterdam이라는 이름의 차기 하드포크 로드맵을 공개하면서, 이더리움 커뮤니티 분위기가 미묘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단순한 개선이 아니라, 이더리움의 근본적인 구조를 바꾸는 수준의 업그레이드다. 8개의 EIP(Ethereum Improvement Proposal)가 포함되어 있고, 하나하나가 꽤 무거운 주제다. 오늘은 이 업그레이드의 핵심을 정리하고, 내 관점에서 투자 관점의 해석을 더해 보려 한다.

Vitalik이 제시한 8개 EIP — 핵심 요약

Glamsterdam에 포함된 EIP 중 가장 중요한 것들을 뽑아보겠다. 첫째, Proposer-Builder Separation(PBS). 현재 이더리움에서 블록 제안자와 블록 빌더가 같은 역할을 하면서 MEV(최대 추출 가치) 문제가 심각하다. 쉽게 말해서, 블록을 만드는 사람이 트랜잭션 순서를 조작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다. PBS는 블록을 제안하는 사람과 블록 내용을 구성하는 사람을 분리해서 이 문제를 해결한다.

둘째, Block Access Lists. 이건 좀 기술적인데, 간단히 말하면 병렬 실행(parallel execution)의 첫 단계다. 현재 이더리움 EVM은 트랜잭션을 하나씩 순차적으로 처리한다. 한 트랜잭션이 끝나야 다음 트랜잭션을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게 속도의 병목이었다. Block Access Lists는 각 트랜잭션이 접근하는 상태(state)를 미리 선언하게 해서, 서로 겹치지 않는 트랜잭션은 동시에 처리할 수 있게 만든다. 솔라나가 Sealevel로 병렬 처리를 구현해서 속도를 끌어올린 것과 유사한 접근이다.

셋째, 가스 한도 확대. 현재 이더리움의 블록 가스 한도는 약 60M이다. Glamsterdam은 이걸 단계적으로 200M까지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가스 한도가 3배 이상 늘어나면, 같은 블록 안에 더 많은 트랜잭션을 담을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TPS가 현재 약 30에서 100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 물론 이건 네트워크의 대역폭과 노드의 하드웨어 요구사항에 직결되는 문제라서, 실제로는 점진적으로 올릴 가능성이 높다.

PBS로 MEV 문제를 정말 해결할 수 있을까

나는 MEV 문제에 대해 꽤 오랜 시간 관심을 가져왔다. 일반 사용자가 Uniswap에서 스왑을 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MEV 봇이 그 트랜잭션을 앞뒤로 끼워넣어서 이익을 챙긴다. 이른바 “샌드위치 공격”이다. Flashbots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한 해에만 MEV로 추출된 가치가 약 $900M에 달한다. 이 돈은 대부분 일반 사용자가 지불한 추가 비용이다.

PBS가 이걸 완전히 해결할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하면 “완전히”는 어렵다고 본다. PBS는 블록 제안자가 직접 트랜잭션 순서를 조작하는 것을 막을 수 있지만, 빌더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 또 다른 형태의 MEV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상태보다는 확실히 나아진다. 특히 소규모 스테이커들이 MEV 수익을 공정하게 나눠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건 이더리움의 탈중앙성을 강화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현재 상위 3개 MEV 빌더가 전체 블록의 약 80%를 차지하는 과점 구조인데, PBS 도입 후 이 비율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병렬 실행 — 이더리움의 아킬레스건을 치료하는 수술

솔직히 말하겠다. 나는 2025년에 솔라나 생태계를 처음 깊게 들여다보고 나서 “이더리움이 이 속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정말 위험하겠다”고 생각했다. 솔라나에서 Raydium 스왑이 1초 안에 확정되는 걸 경험하고 나니, 이더리움 메인넷의 12초 블록 타임과 $5~20 가스비가 구시대의 유물처럼 느껴졌다.

Block Access Lists가 이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현재 EVM의 순차 실행 구조에서는, A가 Uniswap에서 ETH를 스왑하는 트랜잭션과 B가 Aave에서 대출을 갚는 트랜잭션이 서로 아무 관련이 없어도 순서대로 처리해야 한다. Block Access Lists는 각 트랜잭션이 어떤 상태(스토리지 슬롯)에 접근하는지를 사전에 선언하게 한다. 접근하는 상태가 겹치지 않으면 동시에 처리한다. 접근하는 상태가 겹치면 순차 처리한다. 이렇게 하면 전체 블록의 처리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이게 실제로 작동하려면 지갑과 DApp들이 트랜잭션에 Access List를 포함시켜야 한다. 개발자들의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Vitalik은 이미 EIP-2930에서 Access List의 기본 구조를 도입한 바 있고, Glamsterdam에서는 이를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내 예상으로는 업그레이드 후 3~6개월 내에 대부분의 주요 DApp이 병렬 실행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가스 한도 60M에서 200M — 현실적인 타임라인

가스 한도 확대는 양날의 검이다. 한도를 올리면 트랜잭션 처리량이 늘어나지만, 동시에 각 블록의 크기가 커지면서 노드 운영 비용이 증가한다. 비트코인의 블록 크기 전쟁(Blocksize War)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이 문제의 민감성을 알 것이다. 이더리움 커뮤니티 내에서도 의견이 갈려 있다.

Vitalik의 로드맵을 보면, 60M에서 200M으로 한 번에 올리는 게 아니라 단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Glamsterdam에서 먼저 60M을 100M으로 올리고, 이후 업그레이드에서 150M, 최종적으로 200M에 도달하는 시나리오다. 각 단계 사이에 네트워크 모니터링 기간을 두고, 노드 탈중앙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구조다.

나는 이 접근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100M까지는 현재 하드웨어 수준에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고, 이것만으로도 TPS가 약 50으로 늘어난다. L2들이 메인넷에 데이터를 올리는 비용도 크게 줄어든다. Arbitrum이나 Optimism의 수수료가 지금보다 40~60% 더 저렴해질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있다.

나의 전망: ETH 가격 반등 촉매, L2 생태계 재편

투자 관점에서 Glamsterdam을 어떻게 봐야 할까. 나는 세 가지 경로로 ETH 가격에 긍정적이라고 본다. 첫째, 네러티브 효과. 이더리움이 “정체된 네트워크”가 아니라 “진화하는 네트워크”라는 인식을 시장에 심어줄 수 있다. The Merge 때도 실제 가격 영향은 업그레이드 예정일이 확정된 시점에서 나타났다. Glamsterdam 날짜가 공식 확정되면 ETH에 네러티브 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다.

둘째, L2 생태계에 미치는 파급 효과. 가스 한도 확대와 병렬 실행으로 L2의 운영 비용이 줄어들면, L2에서 더 많은 앱이 나오고, 더 많은 사용자가 유입된다. L2의 성장은 결국 메인넷의 수수료 수입 증가로 돌아온다. 이건 ETH의 내재가치를 높이는 펀더멘탈 개선이다.

셋째, 스테이킹 수익률 변화. PBS가 도입되면 MEV 수익의 분배 구조가 바뀌면서, 솔로 스테이커들의 수익률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이더리움 스테이킹 APR은 약 3.5%인데, PBS 이후 4~5%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스테이킹 수익률 상승은 더 많은 ETH가 스테이킹에 잠기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유통 공급 감소로 이어진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Glamsterdam의 정확한 출시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더리움 개발팀의 역사를 보면, 일정이 지연되는 것은 거의 전통이다. The Merge도 원래 2021년 예정이었지만 2022년 9월에야 실행됐다. 2026년 하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2027년 초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 투자 판단은 테스트넷 성공과 메인넷 날짜 확정이라는 두 가지 마일스톤을 확인한 후에 내려도 늦지 않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이더리움의 기술적 방향성이 올바르다는 것은 Glamsterdam 로드맵이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이더리움이 “느리지만 확실하게”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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