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창시자의 충격 고백
2026년 2월 3일, 비탈릭 부테린이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 하나가 크립토 커뮤니티를 뒤흔들었다. “롤업 중심 로드맵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The rollup-centric roadmap no longer makes sense)”라는 제목이었다. 이더리움의 확장 전략의 핵심이었던 L2 롤업 방식을 사실상 실패로 인정한 것이다. 이더리움 보유자로서 이 글을 읽었을 때 솔직히 등골이 서늘했다.
배경을 설명하면, 이더리움은 2020년부터 “L1은 결제 레이어, 실제 트랜잭션은 L2에서”라는 롤업 중심 로드맵을 추진해왔다. Arbitrum, Optimism, Base, zkSync 같은 L2 체인들이 이더리움의 보안성을 빌려쓰면서 더 빠르고 저렴한 트랜잭션을 처리하는 구조였다. 그런데 이 전략이 기대만큼 작동하지 않았다는 게 비탈릭의 결론이다.
L2의 실패: 숫자가 말해준다
비탈릭이 근거로 제시한 데이터가 충격적이다. L2 네트워크의 월간 활성 주소(MAU)가 2025년 5월의 5,840만 개에서 2026년 1월의 약 3,000만 개로 50% 가까이 감소했다. 반면 이더리움 L1의 MAU는 같은 기간 약 750만에서 1,500만으로 오히려 2배가 됐다. 사용자들이 L2에서 L1으로 역이동하고 있다는 얘기다.
내가 직접 체감한 문제도 있다. L2를 쓰다 보면 브릿지(L1↔L2 간 자산 이동)가 가장 큰 고통이다. 자산을 Arbitrum에서 이더리움으로 옮기려면 7일의 대기 기간이 필요하고, 빠르게 옮기려면 제3자 브릿지를 써야 하는데 수수료가 발생한다. 그리고 각 L2마다 유동성이 파편화되어 있어서, Uniswap에서 같은 토큰의 가격이 L2마다 다른 경우도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 “어떤 L2를 쓸지” 선택하는 것 자체가 진입 장벽이 된다.
새로운 방향: L1 직접 확장
비탈릭이 제안한 새 방향은 이더리움 L1 자체의 처리 능력을 대폭 향상시키는 것이다. 현재 이더리움 L1은 초당 약 15~30 트랜잭션(TPS)을 처리하는데, 이를 수백~수천 TPS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Verkle Trees(데이터 구조 개선), EIP-4844 확장(blob 공간 증대), 그리고 실행 레이어의 병렬 처리를 통해 L1의 throughput을 극적으로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건 사실 솔라나, Sui 같은 경쟁 체인들이 처음부터 추구한 방향이다. “L1을 충분히 빠르게 만들면 L2가 필요 없다”는 접근인데, 이더리움이 이제야 이 방향으로 선회한 셈이다. 솔라나 최고 개발자인 토리 아네스가 비탈릭의 글에 대해 “우리가 3년 전에 한 말을 이제야 하고 있다”고 트윗한 것도 나름 일리가 있다.
ARB, OP, BASE에 미치는 영향
이 발표가 가장 직접적으로 타격을 준 건 L2 토큰들이다. 발표 후 48시간 동안 ARB(Arbitrum)은 15%, OP(Optimism)은 18% 하락했다. BASE는 코인베이스가 운영하는 L2라 별도 토큰이 없지만, 관련 생태계 토큰들이 일제히 빠졌다. 나도 ARB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뉴스가 나오자마자 50% 물량을 매도했다. “이더리움 L2가 필요 없어진다면 L2 토큰의 가치 근거가 약해진다”는 단순한 논리에서다.
다만 비탈릭은 “L2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전문화된 네트워크로 재편된다”고도 말했다. 예를 들어 게이밍에 특화된 L2, 프라이버시에 특화된 L2 등은 여전히 존재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범용 트랜잭션 처리 목적의 L2는 L1이 충분히 빨라지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이더리움 투자자의 대응 전략
ETH 보유자 입장에서 이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L1이 직접 빨라지면 이더리움의 네트워크 효과가 분산되지 않고 L1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현재 L2에 흩어져 있는 유동성과 사용자가 L1으로 돌아오면, ETH의 수수료 수입과 소각량(EIP-1559)이 증가한다. 내 전략은 ARB/OP 비중을 줄이고 ETH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
시장의 구조적 전환기에는 알고리즘 기반의 체계적 매매가 더욱 중요하다. Godstary의 트레이딩 도구가 이런 환경에서 빛을 발할 수 있다.
